사진설명 = 좋은강안병원 가정의학과 이가영 과장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은 가족과 친지가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고 정을 쌓는 뜻깊은 시간이다. 하지만 명절 연휴가 끝난 뒤에는 속이 더부룩하거나 두통,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생활 패턴의 변화와 과식·과음, 스트레스, 장거리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각종 질환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문제는 소화기 질환이다. 기름진 전이나 고칼로리 음식, 송편을 과식하면 소화불량, 위경련, 설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가영 좋은강안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명절 음식은 맛은 좋지만 위장에는 큰 부담이 된다”며 “음식을 천천히, 적당히 먹고 술은 자신의 주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할 경우 단순 소화불량이 아닌 위염이나 역류성식도염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명절 스트레스, 흔히 ‘명절 증후군’으로 불리는 문제도 많다. 특히 음식 준비를 도맡는 주부들에게 두통, 불면, 가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 과장은 “가족 간에 역할을 나누고 명절 뒤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예방법”이라며 “스트레스가 2주 이상 이어지면 우울증이나 적응장애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전문 진료를 권한다”고 말했다.

귀성·귀경길 장거리 운전도 허리, 목, 어깨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척추에 압력이 커지고, 부엌일을 오래 하면 무릎관절에 무리가 간다. 이 과장은 “운전은 한두 시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음식 준비 중에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며 “연휴가 끝난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척추·관절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염병과 식중독도 조심해야 한다. 음식을 미리 조리해 두면 쉽게 상할 수 있고, 여러 사람이 함께 먹으면 집단 식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남은 음식은 바로 냉장 보관하며, 의심되는 음식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성묘나 산행 등 야외활동 시에는 쯔쯔가무시증 같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얇은 긴팔 착용, 벌레 기피제 사용, 귀가 후 샤워와 세탁이 도움이 된다. 또한 홍역 등 해외 유입감염병과 코로나19 역시 연휴 기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과장은 “연휴라고 약 복용을 소홀히 하면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며 “약을 반드시 챙기고 혈압과 혈당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