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좋은문화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정소영 과장

겨울철에는 인플루엔자(독감), 폐렴, 코로나19 등 다양한 호흡기 감염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시기다. 기온이 낮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바이러스가 비교적 오래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실내 활동이 늘어나 사람 간 전파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이와 관련해 좋은문화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정소영 과장은 겨울철 호흡기 증상을 단순 감기로 치부하지 말고,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는 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만으로는 감별 어려워

겨울철 호흡기 감염질환은 초기 증상이 서로 유사해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다. 발열, 기침, 인후통, 근육통 등은 독감과 코로나19, 단순 감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폐렴 역시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고열 없이 무기력감이나 식욕 저하 정도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진단이 늦어질 위험이 크다. 이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항생제 무분별한 사용은 주의해야

증상이 비슷하다고 해서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바이러스성 질환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으며, 불필요한 사용은 항생제 내성을 높일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하고, 세균성 폐렴은 항생제가 필수적이다. 반면 단순 감기는 증상 완화 치료가 중심이 된다. 이처럼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가 치료의 출발점이 된다.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목적에 따라 선택

호흡기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로는 신속항원검사와 PCR(유전자 증폭) 검사가 대표적이다.
신속항원검사는 검사 후 약 15분 내외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빠른 선별에 유용하지만, 감염 초기처럼 바이러스 양이 적을 경우 음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반면 PCR 검사는 소량의 바이러스도 검출할 수 있어 정확도가 높고, 확진 및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유전자를 복제·증폭하는 과정이 필요해 결과 확인까지 수 시간에서 하루 정도가 소요될 수 있으며, 검사 비용도 상대적으로 높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는 회복 이후에도 폐렴, 심혈관 질환 악화, 전신 쇠약 등 다양한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정소영 과장은 “호흡기 감염질환은 ‘낫는 것’보다 ‘앓고 난 뒤 후유증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조기 검사와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겨울철 호흡기 감염질환은 증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회복을 앞당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열이 없더라도 평소와 다른 무기력감이나 호흡 곤란이 느껴진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 과장은 “정확한 진단이 불필요한 약 복용을 줄이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건강 관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