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좋은삼선병원, 로봇인공관절센터 · 정형외과 은일수 센터장
고령화와 함께 관절염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의료현장에서는 수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로봇 기술’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는 숙련된 의사의 손에 의존하던 영역에 이제는 정밀 기계가 협력자로 들어선 셈이다.
특히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마코(MAKO)’로 알려진 로봇 보조 시스템이 점차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사전 CT 촬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구조에 맞는 수술 계획을 수립하고, 수술 중에는 로봇 팔이 계획대로 정확한 절삭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마코 시스템은 전자동 로봇이 아닌 ‘반자동형’ 로봇에 해당한다. 외과의가 로봇 팔을 직접 조작하면서도 로봇이 미세한 움직임을 제어해 오차를 줄이는 형태다. 수술 중 계획이 변경되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의료진의 판단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어, 기계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형외과 은일수 전문의(좋은삼선병원 로봇인공관절센터)는 “기존 수술에서도 높은 숙련도로 정렬 정확도를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수술 기구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약 5~10%에서는 오차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로봇 보조 시스템은 이러한 오차 가능성을 현저히 줄여주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수술 결과 외에도, 회복 과정에서도 차이가 보고되고 있다. 로봇을 활용하면 주변 근육과 인대를 불필요하게 건드리지 않아 연부 조직 손상이 줄어들고, 골수강에 기구를 삽입하지 않아 출혈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환자에게는 수혈 없이 수술을 마치는 ‘무수혈 수술’도 가능해졌고, 회복 속도나 재활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관절염의 진행은 유전적 요인 외에도 체중, 운동 습관, 관절 사용 방식 등 다양한 생활 요인과 맞물려 있다. 특히 평지에서 숨이 찰 정도의 빠른 걷기 운동은 무릎 관절에 부담을 적게 주면서도 관절 건강 유지에 효과적인 운동으로 권장된다. 걷기 운동이 어려운 경우에는 자전거 타기나 수영 등 체중 부하를 줄이는 유산소 운동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술의 진보는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결국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의료진의 몫이다. 로봇 수술 역시 마찬가지다. 의료진의 숙련도와 수술 철학이 함께할 때, 기술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환자 삶을 바꾸는 수단이 된다.